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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랑새이야기
    카테고리 없음 2023. 1. 16. 20:26

    아래부터 파이널판타지 14 효월의 종언에 대한 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유성에서 유성으로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은 '종언을 노래하는 자'에 대해 아십니까?
    저는 종언이라면 사족을 못 써서 실제로 멸종해본 적도 있습니다.


    함께 아기새를 사랑해주는 트친


    사실 캐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하고 8개월간 서클에 허공발사한 이야기를 모아보고자 합니다
    개인용 개인용


    종언을 노래하는 자의 기믹명은 대부분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됐습니다. 배경이 되는 엘피스 자체도 고대 그리스 신화를 차용하고 있으므로...
    저는 종극의 결전에 가자마자 종극에서만 나온 기믹명들을 죄다 뜯어와서 타임라인에 주저앉은 채로 사흘 밤낮을 울었습니다


    1. 엘렝코스(elenchos)
    초행 캐스터를 적지않게 죽인 그 기믹입니다.
    일반/종언 모두 눈or입에서 이펙트가 나오며 전조를 보여주고 직선 긴 장판을 줍니다. 장판을 자세히 보면 죽어가는 자들이 팔을 뻗으며 아우성치는 모습이 보입니다.

    엘렝코스는 소크라테스의 논박술 중 하나로, 정의, 용기, 우애, 사랑 등의 윤리적 개념에 대해 질문을 제시하고 그것에 대해 논박을 펼치는데 그 결과는 보통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끝이 나기 마련입니다. 이걸 바로 엘렝코스라고 부릅니다.
    종언을 노래하는 자가 메테이온일 때, 헤르메스가 왜 메테이온을 만들었는지...
    삶의 의미나 살아갈 이유를 찾고자 별새를 날려보냈으나 결국 최악의 종말을 만들어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절망과 가장 잘 어울려서 좋아합니다...


    2. 엘레게이아 (ἐλεγεία)
    메테이온들이 본 절망이 재현되려 합니다......

    광역 딜과 함께 행성이 나타나고 충돌하며 큰 장판을 만듭니다.
    2연속일 때도 있죠... 행성 충돌의 절망이 되풀이됩니다...

    한국어로는 비가 (悲歌) 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슬픈 노래.
    현대에는 엘레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엘레지의 원형이 그리스어에서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시에서 쓰인 운율의 종류니까요. 엘레게이아를 시전할 때에는 메테이온들이 본 절망이 재현된다는 스크립트와 함께 행성 충돌이 일어납니다. 수많은 별들로 날아간 메테이온들이 목격한 천체 충돌과 그것으로 인해 발생한 천문학적 숫자의 죽음과...그들을 애도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와 함께 절망을 되풀이하는 게... ... 역설적이어서 좋아해요.


    3. 카타스테리스모이
    종극의 결전에서만 나오는 44사슬+8인 탑 기믹입니다.
    별들과 별자리의 신화적인 기원을 헬레니즘 시기의 해석으로 말한 알렉산드리아의 산문, 이라고 합니다
    큰 의미를 갖고 있진 않는 모양이에요
    추가 정보가 있다면 환영합니다



    4. 텔로스(τέλος, telos), 텔로스마니아
    날개로 광역 딜 이후 고통 디버프.
    종극 후반에서는 4연속 운석+3번과 연달아 오는데 힐러들이 누워있으면 손 놓고 종말을 기다리면 됩니다.
    종언의 결전(일반)에서는 텔로스마니아, 종극의 결전(극)에서는 텔로스로 출력됩니다.

    텔로스는 기본적으로 끝, 종말, 종언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단순한 끝은 아니고, 언젠가 도달해야 할 필연적인 운명, 피할 수 없는 죽음에 가깝습니다. 마니아(mania)는 현대에 쓰이는 단어처럼 '어떠한 물체, 인물, 개념에 대한 강한 열망' 입니다.텔로스마니아가 일반 2페이즈에서 처음으로 등장할 때 종언을 노래하는 자의 대사는......

    "별의, 생명의, 모든 것의 끝에는 절망이 있어......!"
    "종말의 이름은 희망 같은 게 아니야!"


    많은 분들이 일반 2페이즈의 엔드싱어 모션이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해주었는데, 대사와 기믹명을 붙여 생각해보면 틀린 말도 아니라고 생각해요...그럼용.


    5. 휴브리스(Hubris, hybris)
    탱커 2인에게 날아가는 범위형 탱버입니다.
    그러고 보니 각영 2층에서 그림자불꽃(탱버)시전 중 탱커가 죽으면 딜러 중 누구에게 날아갈지 몰라서 다들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휴브리스 전 탱커급사는 아직까지 못봤네요 신기해라
    그런데 범위형이라 탱커 옆에서 깔짝이다가 맞아봤어요


    아무튼.
    고전 그리스 윤리·종교 사상에서 질서 있는 세계 속에서 인간의 행동을 규제하고 있는 한계를 불손하게 무시하는 자만, 교만이라는 의미입니다

    아마 헤르메스 이야기겠죠?

    헤르메스가 있던 엘피스는 에덴 정원으로, 사과 절임은 선악과로 이미 해석된 바가 있습니다. 헤르메스는 인간의 범주 (지상, 엘피스)에서 벗어나 다른 별들의 생명체들을 이해하고, 알기를 원했고, 일종의 현상 혹은 신의 의지라고 불릴 수 있는 '살아가는 이유' 를 알고자 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자격이나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는 오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 오만으로 인해서 고대인들은 멸망했고, 동포의 반을 바쳐 조디아크가 태어났으며 세계는 14조각이 났고, 현대에 이르러 7재해를 견딘 에오르제아인들에게 위신수와 종말의 재앙을 건네주었습니다.

    뭐... 메테이온은 2만년이 지난 지금에도 (파랑새일때) 생명이 차오르면... 헤르메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라는 대사를 하지만......
    89던전 이후에 영혼 싹싹 녹여놓고 ,,,,,,



    6. 카코다이몬(kakodaimon)
    익숙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종언의 결전(일반), 중간 페이즈에서 쫄을 소환하고 행성 충돌을 연달아 일으키는 기믹입니다.

    다이몬(daimon)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귀신 혹은 정령이란 뜻의 단어인 δαίμων(daimon). 악마를 뜻하는 데몬과 유사한 어원이 맞습니다.
    인간의 다섯 시대 중 황금의 시대에 살던 존재들이 죽은 뒤 생긴 영적 존재이며, 인간을 돕기도 하고 해하기도 합니다. 신과 인간을 이어 주는 일종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인간을 돕는 선한 계열은 에우다이몬, 악한 계열은 카코다이몬이라고 부르는데 카코다이몬은 인간(빛의 전사)와 종언을 노래하는 자를 이어줍니다.

    잠깐, 여기서 종언을 노래하는 자는 신일까요?

    그렇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하고자 빌드업을 했습니다.



    7. 발출: 절망 합창
    발출: 절망 돌림노래
    수많은 헤딩팟을 터뜨린 절망 합창과
    피증을 달게 만드는 돌림노래입니다

    발출의 글섭 원어는 aporrhoia입니다.

    탐라에서 aporrhoia가 뭐야?? 하고 있더니 지인이 줌

    주목할 부분은 '초월적인 절대자' 입니다.

    엘피스에서 파판14는 몇 번에 걸쳐 '엔텔레케이아' 가 모자란, 창조된, 인간에 비해 모자란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14조각나고, 과거로 와 희미한 상태인 빛의 전사와 엔텔레케이아인 메테이온이 동족 취급을 받음)
    그렇다면 희미하고 모자란 엔텔레케이아 메테이온이 어떻게 초월적 절대자의 일부가 되는 걸까요?

    이쯤에서 다시금 파판14 효월의 종언의 불교 소재를 꺼냅니다.

    효월의 종언에서 가장 먼저 진입한 '사베네어' 는 인도와 힌디 불교 사원 계열의 색을 강하게 띄고 있는 지역입니다.

    인도 최남단 타밀나두주의 티루치라팔리(Tiruchirapalli)에 있는 스리 랑가나타 스와미(Sri Ranganathaswamy)사원, 출처 경남신문

    짙은 원색 계열과 붉은색 계통의 건축, 원색 가루를 뿌리는 축제 문화(아르카소다라족 하마 탈것 참고), 복잡하게 짜인 무늬, 비슷한 복식과 이름 짓는 법칙...
    조트 탑의 네임드인 마누샤 신들이 쓰는 광역기는 삼사라(samsara *힌두어로 불교의 윤회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고,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또한 '위신수' 는 별바다를 거쳐 윤회하는 생명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존재입니다. 이것은 불교의 최종 목표이자 교리입니다.

    불교의 수행으로 인해 도달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경지는 '열반' 입니다. 고통, 욕망, 자의식에서 벗어나 (무아), 업보와 윤회에서부터 벗어나는 것.
    뭔가 익숙하죠?
    절망하여서 위신수가 됨-> 죽음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남 -> 에테르가 완전히 소실되어 윤회의 흐름에 오르지 못함

    이 위신수와 종말은 메테이온이 아이테리스의 생명들에게 보낸 답입니다.

    덧붙여 설명할 개념이 있다면... 달라이 라마ཏཱ་ལའི་བླ་མ་ 입니다.

    티베트 불교의 실질적인 수장이자 정치 지도자입니다. 이 불교는 특이한 계승 방식을 따르는데, 달라이 라마는 죽은 뒤 다른 아이의 몸으로 깨달음을 갖고 환생합니다.

    아까는 깨달음을 가진 사람이 윤회에서 벗어난다고 하셨잖아요
    -> 분명 벗어날 수 있지만 다시 윤회하여 고난과 고통뿐인 인계에 인간의 몸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다른 인간들을 열반에 들게 하도록 '친절을 베푸는' 일입니다. 달라이라마뿐만 아니라 모든 불교가 그런 형태를 띕니다. 함께 도를 닦던 불교인 2명 중 1명이 먼저 부처로 오르자 먼저 부처가 된 이가 남은 이에게 깨닫는 방법을 알려주는 설화가 전달될 정도로요.

    여기까지 짚으면 유추해낼 수 있는 답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메테이온은 깨달음을 얻어 진리를 알게 된 자(बुद्ध)입니다.
    산스크리트어 붓다(बुद्ध) 또는 불타(佛陀)는 '깨달은 자', '눈을 뜬 자'라는 뜻이며, 불교에서 말하는 진리를 깨달은 성인을 일컫는다.

    108번뇌로 하여금 초월하기 직전의 '그' 장면

    유일신을 두는 여타 종교와 다르게 불교는 정신을 갈고닦아 신 (초월자, 부처)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그 끝은 고통과 윤회로부터의 탈출입니다. 별바다에서의 윤회가 당연시되는 에오르제아에서 완벽한 소멸을 겪는 것은 비극이자 절망이었으나 다른 시점에서 보면 '초월자' 가 '미천한 중생' 들에게 건네는 가르침이자 친절입니다.

    스스로 고행을 떠나 깨달음을 얻은 싯다르타처럼, 메테이온은 짧은 생을 가진 개인들이 자아를 공유하며 다수가 108주기동안 고행을 겪고 깨달음을 얻습니다.

    '죽음의 포옹' 을 캐스팅 중이지만 친절입니다.

    메테이온이 '죽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다시 태어나는 것조차 포기해야 해...' 라는. 완벽한 윤회탈락 대사까지 해줌으로써 메테이온의 초월자 이야기는 뒷받침됩니다.

    사베네어가 불교 교리를 따르고, 메테이온은 불교의 교리상 초월자이며 '윤회 탈락' 을 친절로 베푼다는 가설을 세우고 나면
    사베네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위신수의 피해를 입고 에테르가 소멸되어 윤회에서 벗어났다는 것도 우연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효월의 종언 막바지, 제노스와 맞짱뜨는 곳에서 나갔다가 다시 해당 위치로 돌아오면 메테이온이 데려다주려고 기다린다는 tmi를 남기고 이야기를 마칩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타임라인에서 자주 했는데 한자리에 모을 필요를 느껴서 종언의 결전 브금을 들으며 쓰고 있습니다.

    더불어, 필자는 불교 교인이며 아주 독실하지는 않으나... 불교가 인간. 죽어. 생명. 무의미. 하는 종교는 아님을 미리 밝힙니다.
    학파가 정말 많고 넓어서 우리나라의 종교와 이곳에서 소개된 불교와는 거리가 약간 있지만... 한국식 불교도 다정하고 좋아요

    사실 요시다pd 인터뷰에서
    만약 고대인들이 멸망하지 않고 그대로 번영을 이어나갔다면 기쁨과 슬픔에 둔감해져서 결과적으로 멸망의 길에 올랐을 거(잔해별 3넴)라고 말해줬지만
    그래도
    메테이온이 살아가는 이유를 깨달아서 정말 행복하게 헤르메스에게 돌아왔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헤르메스가 사과를 좋아한 것도
    오만하게 삶의 이유를 갈구한 것도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죄악이 아니라 그냥 탐구이자 인간의 희망이었고 미래를 향한 발판이 될 수 있고
    엘피스에 열면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는 없었다고
    그런 세상이 있으면 안되나...... 하고
    그냥 메테이온이 행복할 수는 없었을까
    그런 생각.

    슬프네요
    요시다는 6.3에 아기새를 등장시키십시오
    그렇지 않는다면 뒤나미스의 힘으로 식사하다가 생강을 씹도록 만들 것입니다

    +) 근데 안나왔더라
    우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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